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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말하고 싶다. 죽어야만 움직였던 이 사회에 우리의 목소리로 말하고 싶어졌다. 죽어야만 들었지만 이제 살아 있는 우리가 말하겠다. 살아야겠다. 더 이상 죽음으로 말하지 않고 질기게 질기게 살아남아 우리의 진짜 이야기를 해야만 하겠다."

    19일 저녁 경남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한 여성이 ‘선언문’을 낭송하다 눈물을 보였다.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당사자 네트워크 ‘뭉치’의 한 운영위원이었다. ‘뭉치’는 성매매경험당사자 조직을 말한다.

    부산유흥 ‘성산업 착취구조 해체를 위한 여성인권행동, 민들레순례단 출정식 및 창원 피살여성 추모제’가 열린 것이다.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가 마련했다.

    올해로 ‘성매매방지법’ 시행 8년째다. 제주·부산·대구·수원·대전·전북·인천·창원·여수지역에서 ‘성매매 근절’을 위해 활동하는 여성단체들이 ‘민들레순례단’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창원과 군산에서 행사를 여는 것이다. 첫날 창원에서 출정식을 갖고, 둘째날에는 군산에서 추모제를 연다.

    창원에서는 지난해 11월 노래방 도우미가 성구매 남성에 의해 피살되는 사건이 벌어졌고, 성매매업소 집결지인 군산 대명동에서는 화재가 발생해 5명의 여성이 사망했고 군산 개복동에서도 비슷한 화재사건으로 14명의 여성이 사망했던 것이다.

    민들레순례단은 "성매매 여성들의 죽음과 희생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며 "포항 유흥업소 집결지에서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무려 9명의 성매매 여성이 자살을 선택했다, 해마다 끊이지 않는 여성들의 죽음은 이미 성매매가 얼마나 여성의 인권유린과 착취구조에 놓여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창원 상남동 유흥업소 밀집지역서 외친 ‘성매매 반대’

    창원 행사가 열린 상남동은 유흥업소 밀집지역이다. 일부에서는 동양 최대라고 할 정도다. 한 건물에 식당과 노래방, 모텔이 거의 대부분 들어서 있다. 한때 이곳에서는 유흥업소 여성종사자가 3000명에 이르기도 했다.

    민들레순례단 출정식과 추모제는 상남동 한복판에서 열렸다. 강문순 진주여성민우회 부설 성폭력상담소장은 "지난해 피살되었던 노래방 도우미 추모제를 이곳에서 열었는데 그 죽음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경남상담소시설협회 ‘쉼터’ 대표는 "성매매가 근절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함께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장은 창원 노래방 도우미 피살사건을 설명하면서 "유흥업소협회는 여성종사자가 3000명이 넘었는데 지난해 사건 뒤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한다, 이곳은 동양 최대 유흥업소 밀집지역이다"며 "상남동을 아름다운 문화의 공간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전국연대 신 대표는 "성산업착취구조 해체하고 성매매여성을 비범죄화하라"는 제목의 선언문을 낭독했다. 신 대표는 "강력한 법집행과 사회적으로 강요된 선택으로 성매매구조 안에서 착취 당하는 여성들에 대한 무분별한 처벌에서 벗어나 여성들에 대한 비범죄화를 이루어 여성인권의 사회적 실현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성착취 없는 세상 희망! 상상! 행동!’이라고 적힌 수건과 피켓을 들고 상남동 유흥업소 밀집지역을 거리행진했다.

    민들레순례단은 20일 오후 군산으로 이동해 다양한 행사를 연다. 이들은 군산에서 ‘화재참사 추모문화제’를 연 뒤 대명동·개복동 일대를 순례한다.